이완기 혈압이 높은 이유 — 20·30대 고혈압은 '아래 숫자'부터 옵니다
⚕️ 이 글은 의학적 진단·처방을 대신하지 않는 참고용 정보입니다. 혈압이 높게 나오거나 건강이 걱정되신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세요.
20·30대 고혈압은 위 숫자가 아니라 '아래 숫자'에서 먼저 신호를 보내요.
검진 결과지의 혈압 칸, 대부분 위 숫자만 보고 "124면 정상이네" 하고 넘기죠. 그런데 옆에 적힌 아래 숫자가 88, 92라면 얘기가 달라져요. 우리나라 20~39세 642만 명의 건강검진 기록을 13년 넘게 추적한 연구에서, 위 숫자는 130 미만으로 멀쩡한데 아래 숫자만 80~89였던 사람이 127만 명, 다섯 명 중 한 명꼴이었어요. 그리고 이들의 심뇌혈관질환 위험은 정상 혈압인 사람보다 1.32배 높았습니다(Lee 등, Circulation 2020, 국민건강보험 검진 자료). 9월 29일 '세계 심장의 날'을 앞두고, 올해 나온 대한고혈압학회 2026 진료지침도 이 '아래 숫자형 고혈압'을 처음으로 따로 분류했어요. 끝까지 읽으면 ① 아래 숫자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② 왜 젊은 층은 아래 숫자부터 오르는지 ③ 당장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 ④ 집에서 제대로 재는 '722 측정법'을 알 수 있어요.
1. 아래 숫자(이완기 혈압)는 심장이 쉬는 동안에도 혈관에 걸려 있는 압력이에요.
2. 20·30대는 위 숫자보다 아래 숫자가 먼저 오르는 경우가 흔하고, 이것만으로도 심뇌혈관 위험이 올라가요.
3. 검진 한 번으로 판단하지 말고 집에서 7일, 아침·저녁 2번, 2회씩 재 보세요.
① 아래 숫자는 '심장이 쉬는 동안'의 압력입니다
혈압은 두 숫자로 적어요. 위 숫자(수축기 혈압)는 심장이 피를 짜낼 때 혈관이 받는 최고 압력, 아래 숫자(이완기 혈압)는 심장이 다음 박동을 위해 쉬는 동안 혈관에 남아 있는 압력이에요. 정원 호스로 비유하면 위 숫자는 수도꼭지를 확 틀었을 때의 세기, 아래 숫자는 수도꼭지를 잠갔는데도 호스 끝을 손가락으로 막고 있어서 빠지지 않는 압력이에요.
이게 왜 중요하냐면, 쉬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요. 가만히 있을 때 심장 한 박동에서 쉬는 구간이 대략 3분의 2를 차지하거든요. 심장은 하루 약 10만 번 뛰니까, 아래 숫자는 하루 중 16시간 가까이 혈관 벽이 버티고 있는 압력인 셈이에요.
그럼 왜 젊은 층은 아래 숫자부터 오를까요? 아래 숫자를 올리는 주범은 온몸 구석구석의 가느다란 혈관(말초혈관)이 좁아지는 것, 즉 호스 끝을 누르는 손가락이에요. 체중 증가, 짠 음식, 잦은 음주, 스트레스가 이 손가락 힘을 세게 만들어요. 반면 20·30대의 대동맥(심장에서 나오는 굵은 혈관)은 아직 고무처럼 말랑해서 위 숫자를 흡수해 줘요. 나이 들어 대동맥이 딱딱해지면 그때부터 위 숫자가 치솟죠. 그래서 "젊을 땐 아래, 나이 들면 위"라는 패턴이 생겨요.
② 한국 20·30대 642만 명이 보여준 숫자
앞서 말한 국내 연구는 혈압약을 먹지 않는 20~39세 6,424,090명을 중앙값 13.2년 추적했어요. 이 기간 심근경색·뇌졸중·심부전 등 심뇌혈관질환이 44,070건 새로 생겼고, 혈압 유형별 위험은 이렇게 갈렸어요.
| 혈압 유형 (20~39세) | 해당 인원 | 정상 대비 위험 |
|---|---|---|
| 정상 (120 미만 / 80 미만) | 약 267만 명 | 기준 1.00 |
| 아래 숫자만 80~89 (위 130 미만) | 약 127만 명 | 1.32배 |
| 위 숫자만 130~139 (아래 80 미만) | 약 26만 명 | 1.36배 |
| 위·아래 모두 높음 (130~139 / 80~89) | 약 71만 명 | 1.67배 |
| 140 이상 또는 90 이상 | 약 81만 명 | 2.40배 |
※ 출처: Lee H 등, Circulation 2020;141:1778 (국민건강보험공단 검진 자료, 미국 2017 혈압 기준으로 분류). 나이·성별 등 여러 요인을 통계적으로 보정한 위험비예요.
눈여겨볼 건 두 가지예요. 첫째, 아래 숫자만 높은 그룹이 위 숫자만 높은 그룹보다 다섯 배쯤 많아요. 젊은 층 혈압 이상의 '주류'가 바로 아래 숫자라는 뜻이죠. 둘째, 위험도는 위 숫자만 높은 경우(1.36배)와 거의 같아요. 올해 8월 미국심장협회 학술지 Hypertension에 실린 연구(미국 23,957명, 중앙값 17.2년 추적)도 같은 결론이에요. 18~39세 때 아래 숫자만 높았던 사람은 심부전 위험이 1.69배였고, 세 명 중 한 명 이상(36.5%)이 나중에 위·아래 모두 높은 고혈압으로 진행했어요.
③ 이런 수치라면 미루지 말고 병원으로
· 국내 기준(대한고혈압학회)으로 진료실 혈압 140 이상 또는 90 이상이면 고혈압이에요. 위 숫자가 정상이어도 아래 숫자가 90 이상이면 그 자체로 고혈압 범위예요.
· 집에서 잰 혈압은 기준이 조금 낮아요. 7일 평균 135 이상 또는 85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봐요.
· 180 이상 또는 110 이상이 나오면 쉬었다 다시 재 보고, 그래도 높으면 바로 진료를 받으세요. 두통·흉통·호흡곤란·시야 이상·한쪽 팔다리 힘 빠짐이 함께 있으면 119예요.
· 젊은데 혈압이 높게 나오면 콩팥·호르몬 질환 같은 다른 원인(이차성 고혈압)이 숨어 있을 수 있어 검사가 필요해요.
· 이미 혈압약을 먹고 있다면 수치가 좋아졌다고 임의로 끊지 마세요. 조절 여부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세요.
참고로 2026 지침은 당뇨병·만성콩팥병·심혈관질환·뇌졸중이 있는 고위험군의 목표 혈압을 130/80 미만으로 강화했어요(대한고혈압학회, 2026년 5월 발표).
④ 아래 숫자를 끌어올리는 생활 습관 4가지
호스 끝을 누르는 손가락을 떼는 방법이에요. 이 단계에서는 생활 습관만으로도 되돌릴 여지가 커요.
1) 뱃살 — 무작위 임상시험 25건을 모은 분석에서 체중 1kg을 빼면 위 숫자는 약 1, 아래 숫자는 약 0.9mmHg 내려갔어요(Neter 등, Hypertension 2003). 5kg이면 아래 숫자가 4~5 정도 움직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와요. 88이 83이 되는 거리예요.
2) 국물과 라면 — 국내 지침의 권고는 하루 소금 6g 미만이에요. 그런데 라면 한 봉지 나트륨이 보통 1,500~1,900mg, 소금으로 치면 약 4~5g이에요. 국물까지 다 마시면 한 끼로 하루치를 거의 채우는 셈이죠. 짠 음식이 왜 혈관과 콩팥에 부담을 주는지는 콩팥이 보내는 신호와 나트륨 관리법에 자세히 정리해 두었어요.
3) 회식 다음 날 아침 혈압 — 술은 마신 직후엔 혈압을 잠깐 떨어뜨리지만, 잦은 음주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평소 혈압을 끌어올려요.
4) 숨이 약간 찰 정도의 운동 — 주 5일, 하루 3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이 기본 권고예요. 대화는 되지만 노래는 힘든 강도가 기준인데, 내 목표 심박수를 계산해 보고 싶다면 존2 운동과 목표 심박수 계산법을 참고해 보세요. 2026 지침은 여기에 호흡 운동·명상도 스트레스 관리법으로 새로 넣었어요.
⑤ 내 혈압 분류 확인하기와 722 측정법
검진에서 한 번 잰 혈압은 긴장 탓에 높거나(백의 고혈압), 거꾸로 집에서만 높기도 해요(가면 고혈압). 그래서 권하는 방법이 '722'예요. 7일 동안, 하루 2번(아침 기상 후 1시간 이내·소변 본 뒤·아침 식사 전,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), 한 번에 2회씩 1~2분 간격으로 재서 평균을 내는 거예요. 5분 이상 편히 앉아 쉰 뒤, 팔꿈치를 심장 높이에 두고, 커피·담배는 30분 전부터 피하세요.
※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의 혈압 분류를 옮긴 참고용 도구예요. 진단이 아니며, 개인별 신체 조건과 측정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어요.
계산기로 여러 수치를 넣어 보니, 위 숫자 124처럼 '정상처럼 보이는' 값도 아래 숫자가 80만 넘으면 곧바로 고혈압 전단계로 분류됐어요. 분류는 늘 둘 중 더 높은 쪽을 따라간다는 것, 이게 이 글에서 기억하실 한 가지예요.
☑️ 지난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아래 숫자 찾아보기
☑️ 아래 숫자 80 이상이면 이번 주 7일간 722 측정
☑️ 측정 전 5분 휴식, 커피·담배는 30분 전부터 금지
☑️ 라면·국물은 국물 절반 남기기부터
☑️ 주 5일, 숨이 약간 찰 정도로 30분 걷기
⚠️ 집에서 7일 평균 135/85 이상이면 기록 들고 진료 받기
📅 최종 업데이트: 2026년 9월 26일 · 대한고혈압학회 2026 고혈압 진료지침(2026년 5월)과 고혈압 팩트시트 2024, Lee 등 Circulation 2020, 미국심장협회 학술지 Hypertension 2026년 8월 게재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.
혈압계에는 숫자가 두 개 뜨는데, 우리는 오랫동안 하나만 읽어 왔어요. 20·30대의 경고등은 대개 아래에서 먼저 켜지고, 이 시기의 아래 숫자는 뱃살·국물·술잔만으로도 꽤 움직여요. 오늘 할 일은 딱 하나, 서랍 속 검진 결과지를 꺼내 아래 숫자를 확인해 보는 것. 확인해 보니 몇이 나왔는지, 괜찮다면 살짝 알려 주실래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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